거리에서 맛 본 부활의 기쁨

예수님의 부활은 영광스럽고 환희에 가득 찬 그런 모습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고요한 아침에 찬란한 빛 속에서 닫혀있던 무덤의 돌문을 열고 부활하셨을 것이라고 합니다.
부활의 기쁨과 영광, 그리고 환희라는 것이 우리 생활 속에서 거창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잊고 살고 있었던 우리 일상의 소중함과 우리가 만나고 보는 사람들 안에 살아계시는 주님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느끼는 작지만 아주 깊은 기쁨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 에디슨 성당의 젊고 멋진 천상의 지혜 레지오프레시디움과 오현주 요한 형제님께서 하셨던 길거리 식사 봉사가 그런 예수님의 부활의 기쁨을 전해 준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 주님은 부활하셨네!
어제 오후에 , 다정하고 마음씨 고운 자매님들과 뉴브런스윅 시내를 걸으며 저의 가슴이 따뜻해졌던 경험을 나누고싶습니다. 요즘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온세계의 사람들이 서로 거리유지를 미덕으로 여기는데 천상의 지혜 쁘레시디움 단원들이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주기 위해서 정성을 모으고 시간을 나누며 봉사하는 모습이 하느님 보시기에 아주 좋으셨으리라 믿습니다. 차를 파킹하고 자매님들 만나서 조금 걸으니 버스정류장 칸막이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탐이라는 분에게 성큼 다가가서 아주 친숙하게 대화를 나누며 음식을 나누는데 거리낌이 없는 모습에 저 자신 조금은 놀라움을 숨겼음을 고백합니다. 어제는 날씨가 바람이 많이불고 쌀쌀해서인지 평소보다는 노숙자들이 적어서 기차역까지 걸어가며 발랄하게 대화를 나누고 기차역에서 또 브랜다라는 여성과도 그냥 음식만 나눠주는게 아니고 친숙하게 이야길 나누는 모습이 참으로 좋았죠. 또 길거리에서 구걸하던 노숙자… 다음은 RWJUH 병원 옆에있는 스페니쉬 노숙자에게는 능숙한 스페인어로 대화를 나누며 감기기운이 있음을 감지하여 감기약까지 꺼내어 전달하며 보살피는 모습에서 마더데레사의 평화롭고 자애로운 모습이 살짝 지나갔었습니다. 인적이 드물고 을씨년스러운 골목길을 남자가 걷기에도 뒤를 돌아보며 조심할 거리인데…
음식을 모으고 만드는 정성, 그리고 약국에서 일하는 자매로부터 전해 받은 감기약…
여럿이 각자의 몫을 나누고 모으는 모습을 떠올리며 흐뭇함을 간직한채…
동행을 허락해준 자매님들 그리고 시간을 허락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렸습니다. 가장 미천한 이에게 한 것이 예수님께하는 일이다. 하느님을 기쁘게 하였으니 하루는 하느님 나라를 체험했고, 저 자신도 행복한 마음에 발걸음도 가벼웠습니다.
– 오현주 요한

 

+ 찬미 예수님, 형제님 나눔 감사드립니다!
저희 본당에서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시고, 기도해주시고, 식재료와 약품, 위생물품, 간식등을 지원해주신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항상 그렇듯 처음엔 저희가 노숙자분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하였으나, 나중에는 오히려 저희가 노숙자분들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 마음을 깨닫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마음의 가난이 무엇인지, 나눌 때의 마음가짐을 겸손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오늘 하루 따뜻하게 머무를 수 있는 지붕있는 집에 사는 행복에 대해 진심으로 하느님께 감사드린 적이 있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샌드위치를 거절하시는 노숙자분이 오히려 형제님께서 가져오신 간식을 보고 좋아할 때, 아.. 간식은 사치라고 생각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웠습니다. 저한테 군것질하는 것을 스스로 허락하지 않다보니, 노숙자분께도 후식이나 과자는 필요치 않을 것이라고 가정했던 것이 스스로 참 부끄러웠고, 자신이 하느님께 넘치도록 사랑받는 존재인 줄 깨달아야지만, 타인에게도 그와 같이 풍족하게 나눠줄 수 있는 사랑의 여유가 생긴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모두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천상의 지혜 Pr. 주님 안에서 아기 걸음마 하듯 커가도록 하겠습니다!
– 천상의 지혜 프레시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