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성해(유해) 공경

9월 순교자 성월에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인들은 신앙 선조들의 희생과 믿음을 본받고자 노력합니다. 순교성인들 처럼 생명을 바치지는 않더라도 일상에서 주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희생하는 삶을 더욱 열심히 살고자 굳건히 다짐해 보기도 합니다.

이처럼 생명을 바치며 살아갔던 성인들의 몸을 우리는 ‘유해’ 또는 ‘성해’라고 합니다. ‘유해(성해)’를 공경하는 것은 가톨릭이 가진 독특한 문화중 하나입니다. 성인들의 유해를 성당을 모시면서 성인들의 위대하고 거룩한 삶을 더욱 가까이 보고 느끼며 그 삶을 닮아 살아가려는 마음이 유해공경 문화 안에 담겨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유해(성해) 공경에 대해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그리스도와 함께 살았던 성인의 육체는 그리스도의 지체였고, 성령의 궁전이었다.”라고 가르칩니다. 그러기에 우리들의 유해공경은 성인들을 통해 그리스도와 더욱 가까워 지려는 마음과 의지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사도 바오로의 피부에 닿았던 수건이나 앞치마가 병자들에게 전해지자 치유가 일어 났던(사도19,12)일을 전합니다. 또 엘리야의 옷과 엘리사의 뼈를 통해 기적이 일어난 이야기(2열왕2,14; 13,21)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성인들의 삶이 그리스도와 가깝게 닮아 있었고 그런 삶이 깃들었던 성인들의 육체는 하느님의 사랑과 역사가 이루어지기도 했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여러 성지와 성당에서 성인들의 유해를 많이 접하고 또 그 앞에서 마음을 다해 그 성인께 전구를 청하기도 합니다. 다만 성인들의 유해공경이 가끔 ‘기복적 신앙’으로 변하는 것을 조심해야할 것입니다. 성인 유해 앞에서 기도하면 우리가 바라는 것을 이루어주시리라는 마음이 그것입니다. 성인들의 뼈와 살점이 우리를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으로 이끄는데 좋은 도구가 되도록 우리의 마음과 의지 그리고 모든 생각들도 함께 봉헌 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성령이 함께하시고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모시는 우리들의 몸 역시 하느님이 머무시는 성전입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그 몸과 마음으로 사는 삶으로 우리도 성인이 되려는 노력을 이 순교자 성월에 더욱 열심히 해 나가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진: 성 김대건 신부님 아래턱뼈 – 미리내 성지 성 요셉 성당 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