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라는 용어의 의미

언젠가 어떤 교우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그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지난번에 어느 성당에 갔었는데요, 진짜 아름답더라구요. 그래서 예배시간 알아보고 미사도 보고 왔습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하는 것이 참 좋았는데, 딱 하나가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예배시간”이라고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사실 성경에도 “ 예배”라는 말이 나오고 또 어떻게 보면 아주 틀린 말도 아닌데도, 개신교에서 주로 쓰는 용어가 들리니 딱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그래서 속으로 ‘예매 아니구 전례라고 하셔야 하는데…’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보니 우리 교우들이 “전례”라는 말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미사”라는 말은 자주 써도, “전례”라는 말은 자주 쓰지 않으니까요.
전례(典禮)는 미사를 비롯해 성사, 준성사, 성무일도, 거룩한 행렬, 성체강복 등 천주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예식행위를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전례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하느님 백성의 공적인 예배 행위 입니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여러 공적 예배를 “전례”라는 단어로 통일해서 쓰고 있습니다.

영어로는 “Liturgy”(리터지) 라고 합니다. 당연히 라틴어와 고대 그리스말인 희랍어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수 있겠죠. 라틴어로 전례를 가리키는 말은 “Liturgia”(리뚜르기아)라고 합니다. 이 라틴어보다 희랍어 문화권 안에서 먼저 이 용어를 썼는데 “Leiturgia” (레이뚜르기아) 라고 했습니다. 이 단어는 “백성”을 의미하는 “Laos”(라오스)” 와
“일, 사업”을 의미하는 “Ergon”(에르곤) 의 합성어입니다. 그래서 단어의 의미로 따지면, 전례는 “백성을 위한 일 또는 사업, 백성의 일, 공적인 일, 본사 등”의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옛날 그리스에서는 백성을 위해 하는 봉사나 모든 일들을 다 Leiturgia 라고 했던 것입니다. 요즘으로 치면, 나랏일이나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 공적인 직무들 모두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의 문화가 퍼지고 또 주된 종교의 자리에 들어오면서 하느님의 백성들이 함께 모여 드리는 공적인 찬미와 찬양 그리고 예배를 가리켜 “Leiturgia, Liturgia, Liturgy, 전례” 라고 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봉헌하는 여러 전례들은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함께 그분과 관계를 맺는 아주 좋고 중요한 방법들입니다. 성당에서 이루어지는 미사를 비롯한 모든 성사, 예절 등에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그분의 백성의 모습을 더욱 굳건히 갖추어 나가는 모습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예배 라는 말 보다 “전례” 라고 쓰면 좋겠죠? 🙂